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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심리학

기억 연구의 두 전통

by 온우주 2022. 6. 19.

 기억에 관한 연구는 크게 Ebbinghaus 전통과 Bartlett 전통으로 구분할 수 있다. Ebbinghaus 전통은 기존 지식의 영향을 받지 않는 순수한 연합의 형성 과정을 연구하고자 하지만, Bartlett 전통은 기억을 기존 지식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간주하고 기존 지식이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자 하였다.

Ebbinghaus의 연구

 Ebbinghaus는 단어와 같이 의미 있는 것이 더 잘 기억된다는 사실을 알고 의미의 영향을 받지 않는 순수한 기억 흔적을 연구하였다. 이를 위해 DAX, BUP, LOC와 같은 무의미 철자를 무려 2,000개 이상이나 만들어 학습 재료로 삼았다. 여러 개의 무의미 철자로 이루어진 목록들을 미리 만든 뒤 이 목록들을 학습하고 기억해 내는 실험을 하였다. 기억 실험은 부호화와 검사의 두 단계로 이루어지는데, Ebbinghaus는 무의미 철자 목록을 틀리지 않게 순서대로 기억해 낼 수 있을 때까지 학습하면서 이때 소요된 시간을 측정하였다. 그리고 다시 일정한 시간이 지난 후 해당 목록을 다시 학습하면서 정확하게 기억해 낼 수 있을 때까지 소요된 시간을 측정하였는데, 그 이유는 다시 수행한 학습이 처음 수행했던 학습보다 얼마나 빨리 이루어졌는지 관찰하기 위함이었다. Ebbinghaus는 절약된 시간의 양을 처음 학습 시간에 든 시간에 대한 백분율로 계산하였는데, 해당 수치가 절약 점수이다. 절약 점수는 기억 흔적의 지속성을 반영해주는 측정치로서 이를 이용한 기억 측정 방법이 '절약법(Savings method)'이다. Ebbinghaus가 밝힌 또 다른 흥미로운 현상은 과잉 학습의 효과인데, 어떤 목록을 정확하게 학습한 후에도 계속 더 반복해서 학습하면 절약 점수는 더욱 증가하는 것을 관찰하였다. 즉, 추가적인 학습은 기억 흔적의 지속성을 더욱 증가시켜 망각이 더디게 일어나도록 한다. 이처럼 Ebbinghaus는 장기 기억을 다루었는데, 이후 많은 연구자가 다양한 학습 조건과 기억 측정 방법을 사용하고 연구하였다.

Bartlett의 연구

 Bartlett는 무의미 철자가 아닌 덩어리 글자를 실험 참가자에게 제시하고서 읽은 글을 회상해 내도록 요구하였다. 해당 덩어리 글자는 실험 참가자들에게는 생소한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후 참가자들은 비교적 회상을 잘했지만, 원래의 글보다 간결하고 함축적으로 재생하였다. 특히 친숙하지 못한 내용들은 친숙한 내용으로 바꾸어 재생하는 경향이 뚜렷했는데, 참가자들은 세상에 대해 그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에 부합되는 방식으로 정보를 재구성한 것이다. Bartlett는 사람들이 어떤 지식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보고 이 구조를 '도식(Schema)'이라고 불렀다. Bartlett에 따르면 이는 경험에 의해 축적된 전형적 지식의 덩어리다. Bartlett의 연구는 당시 큰 호응을 끌어내지는 못했지만 1970년대에 이르러 심리학자들로부터 인정받게 되었다.

 

<참고 : 인지심리학 / 학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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