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 이해 과정

문장 처리 장치

 단어 인지 과정을 거쳐 한 문장 속에 포함된 각 단어의 뜻과 문법적 범주가 작업 기억에 저장되면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그 문장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 언어의 특징은 단어들이 여러 가지 방식으로 조합되며 여러 가지의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인데, 모든 언어에 이를 가능하게 하는 장치가 있고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기능어(function words)이다. 한국어의 경우 여러 형태의 조사나 어미 등이 바로 각 단어가 서로 어떤 관련을 가지고 있는가를 나타내 주는 문법적 장치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이런 장치에 관한 지식과 함께 문장이 어떻게 구성되어야 한다는 규칙을 모든 사람이 갖고 있다. 즉 입력된 언어 정보와 우리가 가진 언어에 대한 지식이 함께 사용되고 동원되며, 문장의 의미 파악이 이루어진다. 문장 처리기에 입력되는 정보는 앞에서 언급했던 단어 인지와 어휘 접근의 결과로 얻어지는데, 우리가 듣고 읽은 문장에 대한 결과물(출력)은 그 문장의 의미로 표상된다.

통사 처리 과정

 통사 처리 과정이란 단어와 단어가 묶여 새로운 상위 단어를 구성하고, 아울러 단어 혹은 구성 성분들이 갖는 구조적, 기능적 관련성이 계산되는 과정을 말한다. 각 단어가 다른 단어와 어떻게 결합하며, 서로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 알려 주는 것이 통사 처리이다. 이 처리를 통해 단어들의 계열이 위계적인 구조로 바뀐다. 이러한 처리의 결과물(위계적인 구조)을 나무 도식(tree diagram) 혹은 구절 구조(phrase structure)로 표현한다.

 영어, 한국어 등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진 통사 처리의 기본 원리는 증가 처리의 원리와 단순 구조 형성의 원리 두 가지다. 증가 처리란 주어진 단어들을 가능한 한 신속히 분석하고 집단화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단순 구조 형성의 원리란 단어들을 하나의 절로 처리하여 단순한 구조를 이루는 분석을 말한다. 이 원리는 두 가지의 구문 분석 전략에 의해 실현될 수 있다. 첫째, 마디의 수를 최소로 하여 입력된 단어를 구절 구조에 부착하라는 최소 부착의 전략이다. 둘째, 문법적으로 허용한다면 새로운 항목을 현재 처리 중인 절이나 구에 부착하라는 늦은 종결 전략이다.

의미 처리 과정

 문장 처리 장치의 두 번째 요소는 의미 처리이다. 한 문장 속에 포함된 개별 단어의 의미와 통사 처리의 결과물인 통사 구조 정보를 결합하여 그 문장의 의미인 명제 표상을 형성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명제 표상의 형성이 이해 과정에서 중요하며, 실제로 사람들이 문장에 대해 기억하는 것이 명제라는 많은 실험 증거가 있다. Kintsch와 Keenan(1973)은 명제를 형성하는 의미 처리 과정이 실제 문장 이해 과정에서 일어남을 확인하기도 하였다. 이들은 포함된 단어의 수는 동일하지만 명제의 수는 서로 다른 문장들을 만든 후 각 문장의 읽기 시간을 비교했는데, 그 결과 적은 수의 명제를 포함하는 문장을 사람들이 훨씬 더 빨리 읽는 것으로 나왔다. 의미 처리가 용이하기에 신속히 읽을 수 있었다.

 

(참고 : 인지심리학 / 학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