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적으로 한 사람이 성인이 되기까지 습득하는 단어의 수는 약 5만 개라고 한다. 그만큼 우리 머릿속에는 엄청난 수의 단어에 대한 지식이 축적되어 있는데, 심리학자들은 이것을 심성 어휘집(mental lexicon) 또는 어휘 기억(lexical memory)이라고 부른다. 심성 어휘집의 구조와 기능을 해명하는 것이 단어 인지 과정 연구의 목적이다.
단어 인지 과정의 특징
우리가 어떤 단어를 듣거나 보고 그것이 어떤 단어라는 것을 아는 것은 대용량 데이터베이스인 심성 어휘집에서 특정한 단어를 찾아낸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것은 매우 신속한 작업이며 오류가 거의 없다. RSVP 제시법(rapid serial visual presentation, 화면에 한 단어씩 빠르게 제시하는 방법)을 사용하면 초당 28개의 단어 제시에도 의미적 처리가 가능하다는 보고가 있다. 또한 말소리로 제시하는 경우 초당 3.3개의 단어이지만, 녹음테이프를 고속 재생하는 경우 초당 8개 단어까지 알아들을 수 있다고 한다.
단어 인지의 현상 - 단독으로 제시된 단어의 인지
(1) 단어 우월 효과
단어는 개별 문자의 조합이다. 그렇다고 문자가 먼저 인지되고 단어가 인지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단어를 구성하는 문자의 인지가 그 단어의 인지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 결과들이 많다. 동일한 문자라 하더라도 그것이 단어 속에 나타나면 그것이 비단어 속에 나타날 때보다 더 정확하게 인지된다. 예를 들어 WORK라는 단어와 ORWK라는 비단어의 마지막 문자는 둘 다 K이지만, K는 전자에서 더 정확하게 인지된다. 더 놀라운 사실은 K가 단독으로 제시될 때보다 WORK와 같은 단어의 요소로 제시될 때 더 정확하게 인지된다. 이것을 단어 우월 효과라고 한다.
(2) 표기 형태의 친숙도 효과
표기에 사용되는 문자 세트가 두 가지 이상 있을 때, 어떤 단어의 표기에 어떤 문자 세트가 주로 이용되느냐 하는 것이 단어 인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invitation처럼 전부 소문자로 표기했을 때 INVITATION처럼 전부 대문자로 표기했을 때보다, 그리고 iNViTatION처럼 대소문자를 혼용했을 때보다 순간 제시에서 더 정확하게 인지되었다.
(3) 빈도 효과
일반적으로 사용 빈도가 높은 단어일수록 인지하기 쉽다. 영어의 modern과 같은 고빈도 단어는 modest와 같은 저빈도 단어보다 어휘 판단(lexical decision)과 음독(naming)에서 수행이 좋다. 또한 응시 시간에도 영향을 주는데 안구 운동 측정 장치를 사용하여 단어마다 응시 시간을 측정한 결과, 고빈도 단어일수록 응시 시간이 짧게 나타났다. 그러나 빈도 효과와 관련하여 주의해야 할 점은 단어의 객관적 빈도와 주관적 빈도를 구별해야 한다. 전자는 어휘 조사에 의해 측정된 것을 말하며, 후자는 개개인의 경험 빈도를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후자에는 개인차가 있다. 따라서 객관적 빈도가 낮은 단어일수록 개인에 따른 친숙도의 차이가 크므로 실험할 때 주의할 필요가 있다.
(참고 : 인지심리학 / 학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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