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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심리학

언어와 사고1

by 온우주 2022. 6. 20.

 언어의 연구에서 직면하게 되는 문제 중 하나는 언어라는 형식과 언어가 담는 내용 간의 복잡하고 복합적인 관계다. 예를 들어 우리가 어떤 생각을 할 때 가만히 관찰하면 일종의 혼잣말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남에게는 들리지 않는 자신에게 말을 하는 것과 같은데, '사고'란 혼잣말과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인지 치료의 창시자인 Aaron T. Beck은 우리의 감정과 사고는 내적 언어에 의해 일어난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사고는 곧 언어 과정일까? 언어가 없어도 우리는 사고를 할 수 있을까? 우리는 말과 글을 언어라고 표현하지만 우리가 사용하는 것은 특정한 언어(예를 들어 '한국어')이다. 이 언어는 문화적인 테두리 안에서 습득되며 필연적으로 문화적인 특성을 동반할 수밖에 없다.

언어, 인지, 그리고 문화

 2005년 기준 지구상에 존재하는 언어는 무려 6,912개로, 에스놀로그(Ethnologue)에 등재되어 있다. 그런데 이 언어 간에는 발음 체계, 철자 체계, 문법 체계 등에서 서로 공통적인 면도 있지만 다른 면이 더 많다. 예를 들어 '나는 과자를 먹었다.' 문장에 대하여 언어마다 매우 다른 발음과 철자 체계로 표현되고 있다. 요컨대 지구상에는 6,912개의 서로 다른 발음, 철자, 문법 체계가 있는 셈이다. 더욱이 어떤 사물을 가리키기 위한 어휘 세분화의 정도도 매우 다른데, '눈(snow)'을 가리키는 단어가 영어에는 몇 개 안 되지만 에스키모에는 상당히 많은 단어를 갖고 있다. 필리핀은 쌀에 관한 단어를 무려 92개나 가지고 있으며, 아랍인은 낙타에 관한 단어를 수백 개나 가지고 있다. 또한 언어에 따라 문장의 구조에도 차이가 있는데, 한국어는 '주어-목적어-동사' 어순을 표준으로 하지만, 영어는 '주어-동사-목적어' 어순이 표준이다.

언어 상대성 가설

 '언어 상대성 가설'은 개별 언어들의 다양성이 우리의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주장하는 가설이다. 즉 이 가설은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가 사고에 결정적 차이를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가설은 Sapir와 Whorf에 의해서 제기되었다. 언어 상대성 가설을 검증하는 연구들이 주목한 것은 언어에 따라 색깔을 칭하는 이름의 개수에 차이가 있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뉴기니아 원주민인 다니족은 색상을 구분하는 단어가 2개뿐이다. 밝고 따뜻한 색을 가리키는 'mola'와 어둡고 차가운 색을 가리키는 'mili'가 그것이다. 다니족 사람들은 '노랑'과 '연두'는 'mola'라는 단어로 표현하고 '보라'와 '검정'은 'mili'라는 단어로 표현한다. 언어가 사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두 가지 입장이 있을 수 있다. Sapir-Whorf의 가설은 언어가 모든 사고를 결정한다고 주장하기 때문에 강한 입장에 해당하는 반면, 약한 입장은 언어가 사고를 전부 결정하기보다는 부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참고 : 인지심리학 / 학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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